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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lantir 에 대해 알아보자!
    et cetera/Investments 2021. 6. 26.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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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몰아치는 미션들로 인해 상당히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마치 누군가가 마구마구 집어던지는 미션들에 흠씬 두들겨 맞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포스팅 빈도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는데, 드디어 마땅한 타이밍을 찾았다.

     

    페어들과 함께 마지막 미션 1단계 기능 구현을 마치고 리팩토링을 하고 있는데,

    생각하던 것처럼 쉽게쉽게 되질 않는다. 그래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몇시간 째 코드를 휘적휘적거리다가, 두뇌 환기를 위해 오랜만에 프로그래밍과 관련 없는 포스팅을 하기로 했다.


    주제로 다룰 기업은 바로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이다.

    우테코 크루중에 나와 함께 팔란티어에 물려 있는(...) 크루가 있는데,

    그 친구에게 물어보니 아직 기업에 대해 따로 알아보진 않은 것 같아서

    소개도 해줄 겸, 팔란티어를 다뤄보기로 했다.

    이렇게 글을 써놔도 그 친구가 글을 끝까지 읽을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긴 하지만.

     

    보통 사람들한테 물어봤을 때, 주식을 하면서 마주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하면,

    가격이 하락세일 때, 혹은 상승세일 때 무서워서 팔았는데 그 이후에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할 때라고 한다.

    그 때는 마치 연말에 '온 가족이 나 빼고 여행을 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나.

    ㅠ...

    그런 상황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 적당한 기업 조사를 바탕으로 본인만의 매도 기준을 설정하도록 하자.

    사실 매도 기준까진 잘 모르겠고, 어떤 기업인지 그래도 조사는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

    적당히 조사를 하고 매수를 했다면, 그래도 해당 기업에서 어느 정도 비젼을 봤다는 뜻이겠지.

    그러면 웬만한 가격 변동에는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이 글이 뭐 대단한 조사를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건 아니고. 


    오늘의 주제인 '팔란티어'는 작년 9월 말에 따끈따끈하게 상장한 기업이다. 

    주식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을 정도로 은밀한 기업이지만,

    2020년에 Fortune 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큰 유니콘 기업' 리스트에서 4위를 기록하기도 할만큼 큰 기업이다.

    그와 동시에 해외 주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꼭 한 번은 들어봤을 정도로 뜨거운 감자였다.

    올해 2월달에는 테슬라에 이어 '한국인 순매수 2위(해외 주식 거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가장 비싸고 은밀한 빅데이터 기업' 이라고 불리기도하는 이 기업.

    설립부터 사업 모델, 하다 못해 이름까지 모든 게 흥미로운 기업인만큼, 처음부터 차근차근 뜯어보도록 하겠다.

     

    페이팔 마피아

    '페이팔 마피아(Paypal Mafia)'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페이팔 마피아'는 페이팔을 이베이(eBay)에 매각한 후, 각기 다른 곳에서 각자의 회사를 설립하여

    끈끈한 인맥을 바탕으로 구성원 전부가 엄청난 성공을 이루어 낸 페이팔의 핵심 경영진들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미국 친구들 특유의 오그라드는 네이밍이 어김없이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산업 전반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투자자 및 창업자로 활약하고 있다.

    2007년, Fortune지에서 이들에 관해 다루면서 유명해지게 되었고,

    그 유명한 실리콘 밸리의 '근본'이 바로 이들이라고 볼 수 있겠다. 😎

    맨 앞에 왼쪽. 프랑켄슈타인 닮은 아저씨가 피터 틸.

    구글에 인수된 유튜브(Youtube)를 창업한 '스티브 첸(Steve Chen)'과 '채드 헐리(Chad Hurley)',

    마찬가지로 구글에 인수된 슬라이드(Slide)를 창업한 '맥스 레브친(Max Levchin)',

    10억 달러가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비즈니스 SNS 링크드인(LinkedIn)의 '리드 호프만(Reid Hoffman)',

    테슬라(Tesla)를 창업한, 어딜 가나 보이는, 이제는 살짝 지겨운 '일론 머스크(Elon Musk)',

    그리고 오늘 알아 볼 팔란티어(Palantir)를 공동 창업한 '피터 틸(Peter Thiel)' 까지.

    이게 무슨 라인업인가 싶을 정도로 면면이 매우 화려하다.

     

    그 중에서도 오늘의 주인공인 피터 틸은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라고 불리기도 한다.

    피터 틸은 기업가 이전에 투자자로 굉장히 유명한 편. 페이스북의 초창기 투자자로 유명하다.

    비트코인과 테슬라가 한창 과소평가를 당하고 있을 때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선 아마 '제로 투 원(Zero to One)'이라는 책 때문에 꽤 알려져 있지 않을까 싶다.

     

    해외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피터 틸만 믿고 팔란티어에 투자했다' 라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피터 틸'의 이름값과 그를 향한 신뢰는 상당하다.

    그만큼 그를 추종하는 팬들도 꽤 많은 편이다.

     

    테슬라 포스팅 때도 말했듯이, 나는 회사의 경영진이 가지는 스타성이나

    그들의 스토리가 만들어낸 팬덤이 투자를 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페이팔 마피아'라는 그의 배경과 끈끈한 네트워크, 그리고 그를 향한 대중들의 신뢰는 

    내가 팔란티어를 보고 침을 질질 흘릴 수밖에 없게끔 만들었다. 🤤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이지만, 피터 틸은 '톨키니스트'로도 유명하다.

    톨키니스트는 '반지의 제왕'의 저자인 'J.R.R. 톨킨'의 작품을 열렬히 좋아하는 광팬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팔란티어'라는 이름도 사실은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세계 곳곳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정구슬의 이름에서 따왔다.

    별건 아니고. 그냥 회사명의 유래정도는 알고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

    요게 바로 팔란티어.

    이때까지 피터 틸에 관한 이야기만 해서 피터 틸이 CEO인 줄 알았겠지만

    사실 팔란티어의 CEO는 피터 틸이 아니다. ㄴ😮ㄱ

    피터 틸이 과거 스탠포드 로스쿨 1학년에 재학중이던 당시 만난 친구인

    '알렉스 카프(Alex Karp)'가 바로 팔란티어의 CEO이다.

     

    알렉스 카프에 관해 알고있는 건 별로 없다. 일단 팔란티어의 CEO 라는 점이 가장 유명하고.

    보수 성향이 짙은 피터 틸과는 반대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사실, 대중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관련 지식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업에 관해 설명하는 영상을 보면

    온통 전문적인 용어와 철학적인 이야기로 떡칠되어 있어서, 뭔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

     

    또, 인터뷰에서 '단기투자자는 팔란티어에 투자하지마라' 라는 소신발언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과

    이재용 부회장을 닮았다는 것 정도. (제일 중요함)

    부를 안겨줄 관상인가..

    아무튼, 이때까지 소개한 피터 틸이 자신의 친구인 알렉스 카프를 CEO로 앉히고

    조 론스데일(Joe Lonsdale), 스티브 코헨(Stepehen Cohen), 나단 게팅스(Nathan Gettings)와 함께 

    '미국의 권익을 보호한다' 라는 목표를 가지고 2003년에 공동 창업한 회사가 바로 팔란티어이다.


    애국 기업 팔란티어

    '미국의 권익을 보호한다'라니, 갑자기 좀 뜬금없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팔란티어는 태생 자체가 '애국주의자'들에 의해 탄생한 '애국 기업'이다.

    팔란티어에 매력을 느낀 포인트도 바로 그러한 점이기도 하고.

     

    애초에 피터 틸은 기업이 국가 안보에 공헌해야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CEO인 알렉스 카프 또한 공식 석상에서 대놓고 "팔란티어의 핵심 임무는 서양 국가,

    특히 미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로 만드는 것" 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정치/경제적 경쟁국인 중국과는 절대 거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중국, 곤란.

    팔란티어 관련 인터뷰나 기사를 조금만 찾아보면,

    이들이 던지는 미국을 향한 애국주의적인 메시지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팔란티어 창업의 계기가 된 사건은 바로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이다.

    9.11 테러로 큰 충격에 빠진 피터 틸이 테러와 같은 국가 안보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내놓은 해답이 바로 '데이터 분석'이었고, 그것이 바로 팔란티어의 시작이었던 것.

    미국의 국가 정보 기관들이 팔란티어의 기술력을 활용해 위협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랬다나.

     

    팔란티어의 최초 외부 투자자 또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었다.

    창업 초기에 CIA 로부터 2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을 시작으로

    팔란티어는 본격적인 'B2G 기업(기업 대 정부간의 거래를 하는 기업)'의 길을 걷게 된다.

     

    페이팔 마피아가 차린 회사가, CIA 의 자금을 받아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부용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니.

    '빅브라더' 의 현신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참고로 빅브라더는 조지 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는 독재자의 호칭이다.

    ?

    사실 B2G 기업은, 국가 기관을 상대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보안이 굉장히 중요하다.

    초반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방부 등

    미국의 몇몇 정부기관들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다가, 철저한 보안과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 초에는 10여개국의 약 120여 개 정부 기관들이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B2G 사업이 확장되었다.

    이러한 팔란티어의 오랜 B2G 경험은 뛰어난 보안성을 보증하는 역할을 해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B2B 거래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끔 기반을 마련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에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여 민간 기업들과

    B2B 거래(기업 대 기업 거래) 또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주요 민간 기업 고객으로는

    JP모건(미국 최대 규모의 은행), 에어버스(항공기 제작 회사), FCA(Fiat Chrysler Automobiles, 자동차 제조 및 판매), BP(British Petroleum, 세계 2위 석유 회사), IBM(컴퓨터 기술 및 컨설팅 회사)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팔란티어 측에 따르면, 민간 기업의 경우 타깃 고객층은

    연간 매출이 50억 달러(약 5조 5천억원) 이상인 기업들로 한정되어있다.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민간 기업은 팔란티어에게

    연 평균 500만 달러(약 56억원) 정도를 지불한다고 한다.

    타겟층이 좁은 대신에, 그 좁은 타겟들에게서 거하게 받아먹는 방식이다.

    명품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팔란티어의 사업 모델

    "아니, 그래서 팔란티어가 정확히 뭐하는 회사냐고! 😡"

    라며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있을(혹은 멍때리고 있을) 내 친구를 위해,

    팔란티어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팔란티어가 하는 일은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컨설팅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다.

    한 마디로, 데이터 애널리스트의 업무를 소프트웨어로 대체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이다.

    데이터를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는

    기업이나 정부기관에게 데이터 소프트웨어를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수정구슬을 만들어준다는 맥락으로 보면,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수정 구슬인 '팔란티어'에서 따온 회사명도 이제 납득이 간다.

     

    팔란티어 홈페이지에서는 자신들의 소프트웨어를

    '사람들이 더 나은 질문을 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석 어플리케이션' 이라고 소개한다.

    즉,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가 직접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하여 무언가를 하진 않는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데이터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고 사용자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팔란티어의 역할은 끝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사용자의 몫인 것.

    팔란티어는 데이터 회사가 아니래요.

    참고로, 팔란티어는 페이팔의 금융 사기를 방지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회사이다.

    페이팔에서 사용된 금융 거래 데이터들은 완벽하게 정돈되고 구조화되어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가진 데이터는 그렇지 않았다. 😥

    또한 대부분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 데이터베이스나 별도로 분리된 시스템에서 관리되고 있었으며,

    동영상이나 소셜 미디어의 메시지와 같은 비구조화된 데이터들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였다.

     

    심지어 SQL(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을 통해 이들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더라도, 

    분석 결과가 대부분 텍스트나 단순한 그래프 수준으로 출력되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그러한 분석 결과를 보고 인사이트를 도출해내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고 한다. 

    또, 데이터베이스의 질의응답 속도는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느렸고,

    대규모 데이터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중간중간에 발생하는 오류는 덤.

     

    이러한 문제점들을 모두 해결하기 위해 CIA 의 투자를 받아

    거의 3년 남짓한 기간동안 기술 개발에만 몰두한 결과 2008년에 탄생한,

    '대규모의 이질적인 구조화 및 비구조화 데이터를 서로 연결시켜주고 페타바이트의 데이터를

    일반인이 사용하기 쉽게 자연어로 질의실시간으로 결과를 출력하며 사람이 쉽게 인지할 수 없는

    데이터 간의 연결 관계와 패턴시각화하여 보여주는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인

    '팔란티어 고담(Palantir Gotham)'이 바로 팔란티어의 첫 번째 주력 모델이다.

     

    팔란티어 고담(Palantir Gotham)

    이름만 들어도 개간지인 팔란티어 고담은 쉽게 말하면 '범죄 예측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이다.

    이미 언급했던 CIA, FBI, NSA, 미 국방부, 질병예방통제센터 등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바로 팔란티어 고담이다.

    확실한 문서 증거는 없지만, 과거 2011년에 빈 라덴 사살 작전으로 유명했던 '넵튠 스피어' 작전에서

    빈 라덴의 은거지를 찾아내는 데에 큰 활약을 한 것도 이 팔란티어 고담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름부터 개-간지

    군인과 경찰, 스파이 등의 인력들이 수집한 지문, 은행 기록 등의 비밀 데이터를 모두 모아서 분석한다.

    주로 테러 조직 검거, 수상한 활동 감지, 자금 세탁 방지, 마약 거래 및 밀수 적발,

    사제 폭발물 설치 패턴 파악, 해외 해커집단 추적, 미아 및 실종자 추적, 질병 전파경로 분석 등

    다양한 정부기관에서 담당하는 업무들에 고담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해외 기사들을 찾아보면 '스파이들을 위한 구글(Google for spies)'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더라.

     

    올해 초에 팔란티어에서, 투자자들을 위해 자신들의 기술력을 공개하는 '데모 데이(Demo day)'를 개최하여

    팔란티어 고담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공개한 바 있다. 영상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생각날 정도로 거의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비주얼을 구경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 기관에서 이런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업무를 처리한다고 생각하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 때 고담이 구동되는 모습을 보면서, '와 이건 무조건이다' 라면서 바로 매수해버렸는데.

    조금 더 참을걸.. 💀

    이걸 보고 어떻게 안 사..

    팔란티어 고담을 사용한 정부 기관들의 정보 분석가들은 지금까지 사용한 분석 도구 중 최고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러한 회사와 상품에 대한 높은 평가는 민간 기업과의 거래를 열어주는 열쇠로써 작용했다.

    2010년 뉴욕 경찰청(NYPD)의 소개로 JP모건을 최초의 민간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역시나 오랜 개발 끝에 팔란티어는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수정해 민간 기업용 데이터 분석 도구인

    팔란티어 메트로폴리스(Palantir Metropolis)를 완성시켰다.

     

    팔란티어 메트로폴리스(Palantir Metropolis)

    한 때 월가를 충격에 빠뜨렸던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Ponzi Scheme)'를 아는지 모르겠다.

    나스닥 증권 거래소 위원장이었던 버나드 메이도프가 여러 유명인들의 재산 및 은퇴자금을 꿀꺽했던 사건이다.

     

    참고로 폰지 사기란,

    투자자들이 투자한 돈의 원금을 떼서 다시 투자자들에게 수익이랍시고 지급하는,

    실제로는 아무런 이윤 창출이 없는 투자 사기 수법이다.

    투자자들의 원금을 이용해 (가짜)수익을 지급하며 계속해서 투자자들의 숫자를 불린 뒤에,

    몸집이 커지면 그때 돈을 떼먹고 달아나는 방식이다.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 사건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융 사기 사건으로,

    피해액은 약 650달러(약 70조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에서, 메이도프의 범행을 밝혀내어 감방에 집어 넣은 일등공신이

    바로 이 '팔란티어 메트로폴리스(Palantir Metropolis)'이다.

    영화 메트로폴리스 포스터.

    참고로 이 '메트로폴리스'라는 이름 역시나,

    최초의 SF 영화화인 프리츠 랑 감독의 '메트로폴리스'에서 따온 듯 하다.

    피터 틸이 영화를 참 좋아하나보다. 개인적으로는 이름을 멋있게 잘 붙이는 것 같아서 맘에 든다. 🙂

     

    팔란티어 메트로폴리스는 일종의 시계열 데이터 분석 시스템이다.

    개체들이 보유한 다양한 시간적 특성 및 연관되는 시계열적 사건을 기본으로 다른 개체와 연결 짓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연결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여 실제 세계의 사건 조사를 돕는다. 덕분에 금융 관련 범죄 분석에 용이하다.

     

    하지만 일반 상업 영역의 진출에 있어 제한적인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에 있어서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 때문에

    추가적인 개발은 진행되지 않고 있고, 팔란티어의 주력 라인업에서도 제외되었다.

    하지만 기존의 고객이었던 일부 금융사들은 여전히 메트로폴리스를 사용하고 있다.

     

    팔란티어 파운드리(Palantir Foundry)

    비록 팔란티어 메트로폴리스는 주력 라인업에서 제외됐지만.

    그동안 고담과 메트로폴리스를 개발하며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팔란티어는 2016년,

    민간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인 '팔란티어 파운드리(Palantir Foundry)'를 개발해낸다.

    팔란티어 고담이 B2G 분야에서의 주력 모델(정부기관용 소프트웨어)이라면,

    B2B 분야에서의 주력모델(상업 부문 소프트웨어)은 바로 이 팔란티어 파운드리이다.

     

    매일 생성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분석이 이루어지고,

    고담에 비해 분석력이 많이 강화되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의사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활용 범위 역시나 생산/유통부터 인사/재무까지 굉장히 광범위한데, 대략 '제약회사 임상실험 계획 수립,

    제조 기업의 효율적 공정 수립 및 품질 관리, 타겟 광고 효과 증대, 결제 데이터 분석을 통한 구매자 유지,

    카드 사고 방지, 기업 내부 비리 방지를 통한 기업의 투명성 유지, 금융 사기 방지 등등.. 🤮' 이 있단다.

     

    현재 파운드리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사는 위에서 말했던 BP, FCA, 에어버스, 크레딧 스위스 등등이 있다.

    한국의 '두산 인프라코어' 또한 팔란티어 파운드리의 고객사이다. 유튜브에 동영상도 있다.

     

    정부용 소프트웨어인 고담도 그렇고, 특히나 민간 부문 소프트웨어인 파운드리를 통해

    팔란티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바로 'AI / 빅데이터계의 OS(Operating System)' 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나 애플의 iOS가 개별 고객이나 컴퓨터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약간의 커스터마이징과 함께 그냥 바로 갖다쓸 수 있는 것처럼, 팔란티어도 그런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것.

    '우리의 소프트웨어는 미국과 동맹국의 군사 방어를 위한, 사실상 하나의 OS가 되고 있답니당'

    기존의 AI/빅데이터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에게 'High Quality User Interface'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별 고객의 환경에 맞춤형으로 제작되어야 했다. 근데, 이런 커스터마이징은 사실 비용이 매우 비쌀뿐더러

    고객들마다 매번 다르게 커스터마이징을 해줘야하기 때문에 영업 효율면에 있어서 굉장히 좋지 않다.

    그렇기에 팔란티어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이고,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나의 OS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다고 한다.

     

    기술력 얘기가 나와서 한 가지만 더 이야기를 하자면,

    미 국방부와 협업하는 기업들에게 부여되는 기술 단계인

    'DoD Impact Level(국방부 정보 체계 영향력 레벨)'에서 팔란티어는 DoD Impact Level 5를 달성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Level 5에 해당하는 기업이 4곳 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포함되어있다고 한다.

    특히 빅데이터 분야에서 Level 5를 달성한 기업은 팔란티어가 유일하다고 한다.

    구글(Google)은 비슷한 분야에서 Level 2~3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팔란티어가 빅데이터 분야에서 꽤나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별이 다섯개!

     팔란티어 아폴로(Palantir Apollo)

    주절주절 많이 떠들었으니 아폴로에 대해서는 간단하게만 이야기 하자면,

    고담과 파운드리가 특정 환경에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클라우드 플랫폼이 바로 '팔란티어 아폴로(Palantir Apollo)'이다.

     

    고담이나 파운드리같은 기존 서비스들을 클라우드화 시키는 과정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이다.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는 시스템과 고담, 파운드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준다고 보면 된다.

    사실, 아폴로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라기보단 플랫폼적인 측면이 강해서 그런지 별로 큰 관심을 받진 못하고 있는 듯.

    팔란티어 기술 블로그에 가보면 아폴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영어로.

     

    팔란티어의 서비스 소개는 이쯤 해도 될 듯하다.

    팔란티어는 최근까지도 적자를 내면서까지 기술력 개발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으며,

    위에서 언급했던 DoD Impact Level 6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위협이 되었던 코로나 19의 확산 경로 및 감염자를 추적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으며,

    백신 관련 데이터를 관리하고 백신 접종에 저해되는 문제점들을 파악하는 데에 사용되는 시스템인

    '티베리우스(Tiberius)'를 개발하고 있다.

     

    티베리우스는 기저질환 환자, 노인, 의료보험 가입자 수 등을 파악해 백신 우선 배포 지역을 결정하거나,

    방역에 유용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라고 하는데, 티베리우스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잘 활용하면

    헬스케어 부문에서의 활약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 😊


    잠재적 리스크?

    지금까지 팔란티어의 사업 모델과 기술력, 잠재력 등에 대해 알아봤다.

    근데 장점만 주구장창 말하면 약을 파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

    이제 보다 냉정한 시각으로 팔란티어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리스크들에 관해서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일단, 팔란티어는 상장한 기업이기 때문에 매 분기마다 의무적으로 실적 발표를 하고 있다.

    팔란티어 홈페이지에 가면 실적 발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살펴볼 수 있는데,

    매 분기마다 놀랄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결국 아직까지는 적자기업이다. 😢

    사실 미국 성장주에 투자하면서 적자를 두려워하는 건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적자기업이라는 사실이 누군가에게는 투자를 망설이는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팔란티어의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Fortune 100대 기업 중에서는 단 8곳 만이, 글로벌 300대 기업 중에서는

    단 24곳 만이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잠재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한다.

    팔란티어의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단계라고 보면 될 듯.

    이제 시작이래요.

    위에서도 이미 언급했듯이, 팔란티어는 좁은 타겟층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그들에게 높은 댓가를 지불받는 일종의 VVIP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기업이다.

    고객 수가 적기 때문에 고객 하나하나의 비중이 작지 않다는 뜻이다.

    그 말인 즉슨, 고객사 하나의 이탈이 기업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꽤나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까지는 팔란티어의 경쟁사라고 할만한 기업이 딱히 보이지 않는 건 사실이다.

    또, 팔란티어가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는 고객들에게 맞춤형으로 제작되고 있는데다가,

    사업의 구조상 이탈을 위해서는 굉장히 높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고객사 하나의 이탈이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리스크이다. 😢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피터 틸을 보면 항상 '경쟁'이 아닌 '독점'을 강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음은 팔란티어의 사업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다뤄보자.
    팔란티어가 하는 사업은 미국 내에서 종종 '옳고 그름'의 문제로 평가를 받는 편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중의 한 명인 '조지 소로스'는 한 때 포트폴리오에서

    팔란티어가 2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할 만큼 팔란티어를 다량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 중의 한 명이었다.

    거니형..?

    하지만 소로스는 작년 말 즈음에, 팔란티어가 반(反) 이민 정책을 펼치는 트럼프 정부에 협조하여

    미 이민 당국이 불법 이민자를 색출하는 데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는 이유로 비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 때 소로스는 '시장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팔란티어의 지분을 매각할 것' 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실제로 최근에 와서 팔란티어의 지분을 전량 매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전량 매도를 한 이유가 해당 이유때문만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

     

    이런 이슈가 종종 있다 보니, 팔란티어에 투자하는 많은 사람들이

    '바이든 정부에 들어서면서 팔란티어가 불이익을 받는 게 아니냐' 라며 걱정을 많이 내비치는 편이다.

    사실 트럼프 정부때와는 달리 최근 들어 팔란티어가 정치적 흐름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은 분야로

    점점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곤 하지만, 조지 소로스의 경우처럼

    여전히 팔란티어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앞서 말했듯이 최근에 FDA와 계약을 맺고 코로나 방역 관리 시스템 개발에 앞장서기도 하고,

    점점 군사 방어 소프트웨어 계약이나 정부 기관과의 협업보다 민간 기업과의 계약 비중을 높여가는 등

    이미지 변신을 위한 행보들을 열심히 보여주고 있는 만큼 알아서 똑똑하게 잘 대처할거라고 믿고 있다.

    잘... 대처하겠지...?

    마지막으로,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팔란티어의 잠재적 리스크 중 하나가 바로

    팔란티어가 '내부자 중심의 지배구조'를 가진 회사라는 것이다.

     

    미국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Class A/B/C' 주식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기업마다 다르지만, Class A와 Class B는 '차등 의결권'에 따라, 한 주당 보유할 수 있는 의결권이 다르다.

    참고로, '의결권'이란 기업의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가할 수 있는 권리이다.

     

    워렌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는 Class A 주식에, Class B 주식보다 1만 배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한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경우 Class A는 의결권 1표를 포함하고, Class B는 의결권이 없다.

    내부자용 주식인 Class C는 의결권 10표를 포함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팔란티어 역시 차등 의결권에 따라 의결권이 1주인 Class A, 의결권이 10주인 Class B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팔란티어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다른 기업에는 존재하지 않는 'Class F' 주식을 찾아볼 수 있다.

    팔란티어 Class F 주식은 창업자 세 명, 즉 피터 틸, 알렉스 카프, 스티븐 코헨만 가지고 있는 주식이다.

    각각 1,005,000주씩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Class F 주식의 의결권을 모두 합치면 전체 의결권의 49.999999%를 행사할 수 있다.

    일반 주식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Class A 주식은, 전부를 매수해도 약 16%~19% 밖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회사 우리껀데 ㅋ

    사실상, 기업의 주요 의사 결정은 창업자 3인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것.

    개인적으로는 창업자들이 본인들만의 철학을 가지고 회사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진 않은 편이다.

    하지만 주주중심 지배구조 철학을 가지고 있는 미국 특성 상, 

    팔란티어의 지배구조는 미국인들에게 다소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

     

    팔란티어의 독특한 지배구조가 기업의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겠지만.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철학과는 다소 반대된다는 점에서,

    회사의 주가에 있어서는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리스크로 볼 수 있겠다.


    최근에 CEO인 알렉스 카프가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있다고 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내막을 파헤쳐보면 스톡 옵션 행사에 따른 세금을 부담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CEO가 주식을 매도했다는 사실만으로 '위기'라던지, '큰일이 났다'라는 식으로

    온갖 어그로성 제목을 붙이는 유튜브 동영상들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조금만 조사를 해봐도 요런 사소한 어그로들에는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개인적으로, 팔란티어는 '빅데이터'라는 개념이 그저 학교 수업이나 광고에서만 등장하는 반짝 유행어가 아니라

    실제로도 놀라운 파워를 가진 기술이라는 사실을 직접 증명하고 있는 몇 안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향후 십수년간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이 이어질 터인데,

    그런 구도 속에서 팔란티어의 애국주의적 방향성이 꽤나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큰 망설임 없이 매수를 결정한 기업 중의 하나.

     

    언젠간 오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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