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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표의 재설정
    Diary 2022. 3. 2.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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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의 재설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예상치 못한 계기로 코딩을 며칠간 손에서 놓게 되었고 그로 인해 약간의 현자타임이 왔다.

    하지만 사실은 훨씬 전부터, 아마 입사 즈음부터 이미 공부 의욕이 많이 사라졌던 것 같다.

     

    입사 이후에도 팀에서 1인분을 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긴 했지만

    의욕 없이 눈 앞에 닥치는 일들만 하나하나 처리하기에 급급한 공부였다.

    스스로 뭔갈 찾아서 공부하지 않고, 업무를 받아서 업무와 관련된 공부들만 해치워나갔다.

     

    블로그에는 공들여서 쓴 유익한 글들만 올리자는 처음의 다짐과는 달리

    어느 새 TIL이라는 이름의, 나조차도 보지 않는 똥글들만 주루룩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다가 업무가 중단되고 내게 주어졌던 일들이 사라지고 나니,

    나는 말 그대로 그냥 퍼져버리고 말았다.

    여느 때처럼 다시 정신 차리고 공부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공부가 손에 아예 잡히질 않는다.

     

    그리고 오늘 책을 읽다가, 그건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지치는 게 뭔지도 몰랐고 평생동안 끊임없이 공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몇 달 전과 지금의 나는 뭐가 달라졌을까.

     

    아마 그 때는 좀 더 명확하고 눈에 보이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겠다.

     

    몇 달 전, 내가 우아한테크코스라는 교육과정을 밟던 당시에

    별 생각 없이 가졌던 'OOO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입사하기' 라는 목표는 우연히도 잘 짜여진 목표였다.

    꽤 구체적이었고, 너무 먼 미래의 일도 아니었으며, 부단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어쩌면 성취할 수 있는 목표였다.

    덕분에 나는 그 목표만을 바라보며 한 길로 쭉 달릴 수 있었고, 목표를 성취해냈다.

     

    지금 내 목표는 '모두가 찾는 유능한 개발자 되기'나 '30억 부자 되기' 정도.

    너무 추상적이고, 언제 이뤄질지도 모르겠고, 사실 그렇게 절박한 목표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 마저도 '성장해야 한다' 라는 외부의 분위기에 휩쓸리듯 만들어 낸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내게 아무런 동기부여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사실 목표라고 하기도 민망하다.

     

    명확한 목표가 있을 때는 조금 버거워도 잠시 앉아서 쉬면 다시 달려나갈 수 있었는데,

    목표가 거의 없다시피 한 지금은 한 번 앉고 나니 다시 일어설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거의 일주일 가까이 앉아서 쉬는 중.


    목표를 설정하는 건 생각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그 목표를 '잘' 설정하는 건 그보다 더 중요하다.

     

    애매하게 세워진 목표는 '내겐 목표가 있다!' 라는 착각만 심어줄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이 잘 풀릴 때 부스터를 달아주지도 못하고, 일이 안 풀릴 때 나를 일으켜 세워주지도 못한다.

     

    그렇다면 '잘 세워진 목표' 라는 건 뭘까.

     

    개인적으로 목표는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목표로 나눠서 세우는 편이고,

    장기적인 목표는 무조건 높게 잡는다.

    목표를 최대한 높게 잡아야 떨어져도 남들 위에 떨어질 수 있으니까!

     

    하지만, 중단기적인 목표는 최대한 실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잡는 편이다.

    실현 가능하되,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만 성취할 수 있는 정도로 적당히 높은 목표.

    그래야만 그 목표들을 하나하나 성취하면서 장기 목표를 향해 지치지 않고 달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가 지금 내 시점에서의 '잘 세워진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서.

    만약 내가 작년에 'OOO 기업의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 입사한다'는 목표가 아니라

    '스페이스 X에 우주선 터치 스크린 UI를 만드는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 입사한다!' 라는 목표를 세웠다면

    아마 그건 중단기 목표로써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몇 년 내로 당장 캘리포니아로 취업 비자를 취득해서 날라갈 수도 없을 뿐더러

    우주 관련 도메인 지식도 전무하고, 낯선 도메인에 관해 전문가들과 소통할 만큼 영어를 잘하지도 않는다.

    더불어, 스페이스 X와 같은 우주 산업은 외국인 채용을 받지 않는다.

     

    뭐 세상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법이니까 세월이 지나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누가 봐도 허황된 목표임은 틀림이 없고 이런 목표는 중단기 목표로써는 최악의 목표겠지.

     

    내가 지금 뭔 소리를 하고 있는건지.


    작년에 잘 세워뒀던 나의 중단기 목표는 올해 초에 그 역할을 다했고,

    그 시점에서 내게 남은 건 저 놈의 스페이스 X같은 멀고 허황된 목표뿐이었다.

    방향을 제시해 줄 목표가 없으니 길을 잃고 헤매는 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좀 더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개발자로써 더 길게 살아남기 위해서

    목표를 재설정할 시점이 온 게 아닌가 싶다.

    그리하여 내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내 자신을 설득시키고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나는 개발을 좋아하니까 회사에 들어와서도 마냥 재미있을 줄 알았지.

    근데 개발을 좋아하는 것과 회사에서 개발로 일을 한다는 건 꽤나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

    어느 정도의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글을 쓰면서 뭔가 생각이 정리가 됐고, 복잡했던 머리가 차분해졌다.

    며칠 간 푹 쉬고 잘 잤으니, 이제 다음 목표를 세우고 달려나가야지.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


    생각해보면, 공부해야할 게 너무 많다는 것도 좀 문제다.

    남들을 자꾸 신경쓰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공부하는 모든 것들을 알려고 하고

    그러다보니 공부량에 압도되어 이도저도 안되는 것 같다.

     

    선택과 집중을 하자.

    남들을 신경쓰지말고, 경쟁심을 버리고 나만 보면서 달려가자.

    느리더라도 천천히, 나에게 필요한 내용들을 나만의 언어로 바꿔 익히는 연습을 해야겠다.

     

    포기만 안하면 언젠가는 뭐라도 돼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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